'말하는얼굴'은 신디사이저 synthesizer 로 나를 연주하는 거예요

융합하다,라는 뜻의 동사 synthesize. 
그 동사로 만든 악기가 우리가 잘 아는 ‘신디사이저'라는 악기죠.
그러니 신디사이저로 연주한다는 것은, 
일단 뭔가를 섞는 것에서 시작하고 
그렇게 섞여 나온 다른 뭔가를 갖고 연주한다는 것입니다. 

맞습니다,
이 악기는 기존 음들을 융합해서 새로운 음을 창조합니다. 

나는 얼굴을 찍을 때 
이 신디사이저로 그/그녀를 연주한다, 는 느낌이 있어요. 

일단 정성껏 준비한 그/그녀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게 합니다. 
그 말들은(이야기 조각들) 기존 음에 해당되죠. 
어색함을 뚫고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말하기 시작하면, 
얼굴에서 전에 볼 수 없던 ‘새로운 얼굴들’이 펼쳐져요. 

그 상호작용은 
논리적이고 순차적인 주고 받음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라 
한 순간, 확, 얼굴 위에서 공감각적으로 일어나죠. 

진짜 나를 말하는 얼굴을 찍는다는 것은 그런 거예요.

신디사이저로 나를 연주하는 느낌.

사진가 세이큐도, 배우 안태훈도 “안태훈”을 그렇게
신디사이저로 연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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