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리가 송강호에게 물었습니다.
“배우 수업에 들어가면
누구나 자기를 표현하기 위해
처음 제거해야 할 억압이 있을 텐데요,
송강호 씨에겐 무엇이었나요?”
송강호가 대답했습니다.
“모든 배우가 넘는 최초의 문턱은
<남이 내 모습을 어떻게 봐줄까?>
라는 자의식에서 탈피하는 거예요.
내가 무슨 짓을 하건
이것이 내겐 정답이고 절실한 행위라고 믿으면
1천만 명이 수긍하는 연기가 나오지만,
남의 눈을 의식하면
그 순간 바로 앞에 앉은 단 한 사람도 설득을 못 해요.”
세이큐 스튜디오.
얼굴도 마찬가지더군요.
배우인 당신의 얼굴을 담기 위해
당신에게 99가지 질문들을 던지고
촬영 전 몸과 마음으로 워크숍을 함께하고,
다시 만나 “말하는 얼굴 Visage Parlent” 이라는 방법으로 촬영하고,
이 모든게
결국, <남>을 떠나 <나>에게 돌아오기 위한 과정이고 방법이죠.
배우 박병길의 얼굴을 담았습니다.
박병길이 송강호가 말한 그 자의식을 완벽하게 제거했는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 하나.
시작했다는 겁니다.
남을 떠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나를 찾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그 시작에서 만난 박병길과 박병길의 얼굴.
시작만으로도 이렇게 멋진데
정말 그 자의식을 제거한다면, 그의 얼굴은 얼마나 더 멋져질까요?
송강호 형님도 처음부터 그랬겠습니까? ^^
배우 박병길을 응원합니다.
“남이 내 모습을 어떻게 봐줄까?”라는 생각을 버리고
“내가 내 모습을 집중해 볼 수 있게”
그래서
“나”를 담을 수 있게
더욱 정성을 더하겠습니다.
세이큐 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