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영석 대장은 안나푸르나에 오를 때 특별한 방법이 있었느냐, 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어요.
“안나푸르나에 분명 목표를 두었지만,
그 봉우리, 안나푸르나를 보지는 않습니다.
내 발 앞 일 미터에만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며 걸었습니다.
여기서 미끄러지면 말짱 헛 일입니다.
그렇게 계속 걸어 안나푸르나에 올랐습니다.”
얼굴을 찍으러 온 사람들에게 드리는 첫 질문.
“얼굴에서 ‘무엇’을 찍고 싶어요?”
“진짜 ‘무엇’을 얼굴에서 보고 싶은 거죠?
돌아오는 대답들.
나요.
나다움이요.
나의개성이요.
나의눈빛이요.
이런 대답들.
그게 얼굴을 찍으며 우리가 찍으려는 안나푸르나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오르려 했고, 오르려 했나요?
어쩌면 한 번에, 획!
아마도 한 방에, 슝~
오르려 하지는 않았나요?
힘든 길은 피하고 그 과정은 건너 띄며,
‘나다움’이라는 이름의 안나푸르나에 오르려 하지는 않나요?
우리 역시 그렇게 그 곳으로 한 번에 갈 수 없습니다.
우리도 박대장님처럼 걸어야 할거예요.
그럼 어떻게?
저는 이 등반에서 세르파인데, 저는 이렇게 길을 안내해요.
질문으로.
저는 얼굴을 담을 때 99개의 ‘99절절한 질문들’을 던져요.
그게 내 발 앞 일 미터는 보는 방법이죠.
그 하나의 질문에 대답해 보는 게, 내 발 앞 1미터에 집중하며 걷는 거죠.
나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네 답을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대답하다보면,
분명 당신이 찍고자 했던 ‘나’라는 안나푸르나에 닿을 수 있으리라 믿어요.
자, 당신의 얼굴을 찍겠습니다.
시작할께요.
봉우리를 보지 말자구요.
일단 나에게 관심을 갖고, 꼭 해야 할 질문들을 던지며 발을 떼 보자고요.
그럼 놀라운 사실을 깨닫게 될 겁니다.
바로 그렇게 나를 대답하며 알아가던 순간 순간이
바로 ‘나’라는 수많은 봉우리였음을.
우리도, 오를 수 있어요, 우리의 안나푸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