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안자이 미즈마루>를 보면
안자이 미즈마루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나눈 이런 대화가 실려 있다.
대화 중 무라카미 하루키가 이런 놀라운(!) 말을 한다.
음, 난요, 그림이란 목소리같다고 생각해요.
이런 그의 말을 들었을 때,
그의 생각과 내 생각이
정확히 딱! 들어 맞아
경쾌한 짝! 소리가 난 하이-파이브를 한 것 같았다.
이게 바로 책의 맛이고, 쾌감이다.
나는 사진에서
(특히 얼굴 사진에서)
보는 사람에게
그/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진들에서
그게 사람이든, 사물이든, 풍경이든
분명 어떤 목소리를 들었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말하는 얼굴,로 얼굴을 담는 사람이다.
그러면 이런 확신의 순간을 만나게 된다.
이것도 괜찮고
저것도 괜찮은게 아니라
딱, 이거다, 라고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확신의 순간.
그래서 나도 사진이란 목소리같다고 생각한다.